초등 아이의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하루를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돕는 그림책, :: 나쁜일이 있어도 나쁜 날은 아니야 :: 실제 부모 독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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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나쁜 날이야”라는 말이 잦아질 때
초등 아이를 키우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아이의 기분이 크게 출렁이는 순간을 마주하게 돼요. 아침에는 웃으며 등교했는데, 하교 후에는 “오늘은 최악이야”라는 말부터 튀어나오기도 하죠. 놀이터에서의 작은 실수, 친구와의 사소한 말다툼, 학교에서의 짧은 실패 하나가 아이의 하루 전체를 덮어버리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부모로서 가장 어려운 건 그 순간의 대응이에요.
“그 정도로 속상할 일 아니야”라고 말하면 아이 마음을 무시하는 것 같고,
“그래, 정말 나쁜 날이었겠다”라고 맞장구를 치자니 부정적인 감정에 더 오래 머무를까 걱정되죠.
그런 고민 속에서 아이와 함께 읽게 된 책이 바로 :: 나쁜일이 있어도 나쁜 날은 아니야 ::였어요. 이 책은 아이의 감정을 다그치거나 고치려 하지 않고, 하루를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 넓혀주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건넵니다.
아이의 하루를 그대로 옮겨 놓은 이야기 구조
이 책의 주인공은 특별한 아이가 아니에요.
놀이터에서 넘어져 아끼던 옷이 더러워지고, 친구와 장난감을 두고 다투고, 잘 안다고 생각했던 문제를 틀려버리는 아주 평범한 하루를 보냅니다. 그 결과 아이는 이렇게 말하죠.
“오늘은 정말 나쁜 날이야!”
이 장면을 읽는 동안 우리 아이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경험을 떠올렸어요. 특히 놀이터에서 넘어지는 장면에서 한참 그림을 들여다보더니 “나도 이랬잖아”라고 말하더라고요. 아이 입장에서는 ‘이야기 속 아이’가 아니라 ‘바로 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던 것 같아요.
이 책이 좋은 이유는, 아이가 느끼는 속상함과 분노를 전혀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나쁜 일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없애려 하지 않고, “그럴 수 있어”라고 인정한 상태에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훈계 대신 질문을 던지는 ‘시계 요정’
이야기의 전환점은 시계 요정의 등장입니다.
어른들이 흔히 할 법한 조언 대신, 요정은 단순하지만 중요한 질문을 던져요.
“왜 자꾸 오늘이 나쁜 날이라고 하는 거야?”
이 장면에서 아이가 책을 읽다 말고 제게 물었어요.
“엄마, 그럼 오늘 하루 다 나쁜 거면 진짜 나쁜 날이야?”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아이가 이미 자기 감정을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시계 요정은 아이에게 ‘하루를 다시 살펴보자’고 제안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아이는 자신이 놓치고 있던 장면들을 하나씩 떠올리게 돼요.
아이가 오래 머물렀던 장면들, 그리고 반응
하루를 되돌아보는 장면에서 우리 아이는 또 한 번 책에 머물렀어요.
넘어졌을 때 선생님이 안아주었던 순간, 다툰 친구가 먼저 미안하다고 말했던 장면, 퀴즈 시간에 친구들에게 박수를 받았던 기억이 이어질 때였어요.
아이는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근데 진짜 나쁜 일만 있었던 건 아니네.”
이 말이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부모가 설명하지 않아도, 책 속 흐름을 따라가다 보니 아이 스스로 결론에 도달한 거예요. ‘나쁜 일이 있었던 하루’와 ‘나쁜 하루’는 다를 수 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이해한 거죠.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는 이런 말도 했어요.
“오늘 학교에서 속상한 거 있었는데, 그래도 좋은 것도 있었어.”
책을 읽은 직후가 아니라, 하루를 돌아보는 언어가 실제 생활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이 그림책의 힘을 느꼈습니다.

감정 발달과 회복탄력성을 다룬 신뢰도 높은 그림책
이 책은 아동발달 분야 권위자인 천근아 교수의 감수를 거쳤어요. 아이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더 강하게 기억하는 ‘부정성 편향’에 대해 짚으면서, 감정을 없애거나 억누르기보다 다르게 바라보는 경험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정문정 작가의 문장은 설명적이기보다 아이의 말처럼 자연스럽고, 피도크 작가의 그림은 감정을 과장하지 않아 아이가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아이가 질문을 던지고, 장면에 머물고, 자신의 경험을 꺼내놓는 과정이 아주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부모가 먼저 읽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
이 책은 아이를 위한 그림책이지만, 부모에게도 많은 생각을 남겨요. 우리 역시 사소한 일 하나로 하루를 통째로 부정해버릴 때가 있으니까요. 아이에게 “괜찮아”라고 말하기 전에, 부모 스스로 하루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기도 했어요.
잠들기 전, 아이와 함께 하루를 정리하며 읽기 좋은 그림책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은 충분히 좋은 선택이 될 거예요.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 작은 일에도 하루를 ‘나쁜 날’로 받아들이는 초등 아이를 둔 학부모
• 아이의 감정을 다독이면서도 스스로 회복하는 힘을 키워주고 싶은 분
• 감정조절, 회복탄력성 주제의 그림책을 찾고 계신 분
• 잠들기 전 아이와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은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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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협찬·유료 서평 진행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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